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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걸어서 동해안 5일차(1) / 총 5일

대장정 5.

4월12일(일) 5일째 날이다.

여전히 새벽3시면 활동을 시작하는 한사람 때문에 장정내내 아침잠이 편하질 않다.
오늘은 유난히 더 부시럭 댄다. 뭐하냐? 물으니~~짐좀 정리해서 보내야겠단다.
백두대간 등정용 짐을 메고, 발바닥이 빵꾸나도록 고생고생 지고온 짐들을 포기하나보다.
비로소 짐들이 공개 되는데~~
여행내내 한번도 보지 않던 책이 3권이 나오고,
민박할꺼라고 분명히 사전결의 했는데 침낭/깔개/의자 도 나오고,
이것저것 나오는데 보낼 짐이 남긴 짐보다 더 많다.
마침 숙박한곳이 리조텔이라 택배가 가능하다고 해서

커다란 쓰레기 봉투 같은 비닐을 얻어서 반정도 채워택배로 서울로 먼저 보냈다.


아침식사는 어쩌다 보니 부길이가 완전 담당이 되버렸다.
식사후 8시25분쯤 출발을 한다. 갈수록 아침 출발시간이 조금씩 늦어진다.
처음으로 로비도 있는 제대로 된 숙박업소에서 묵었기 때문에 로비에서 한장 찍었다.
휘연이 베낭은 그렇게 많이 빼냈는데, 아직도 저렇게 크다.


완주가 이날도 같이 하려 했는데, 포항에서 연락이 왔다.
갑자기 일본손님들이 와서 저녁 5시에 회의를 해야 하는데,
꼭 본인이 참석을 해야 하는 내용이라 오전만 하고 포항행을 해야 한단다.

지도를 보니 그 빈공간을 뛰어 넘을려면 아무래도 배를 타야 하는데
리조텔 카운터에 문의를 하니 배가 정동진까지 간다고 해서 선착장을 찾았다.
과연 선착장에 ‘모래시계’라고 쓴 정동진행 유람선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정동진 해역을 순회하고 돌아오는 유람이란다.
하선을 할 수 있는 부두가 없단다.



이제는 돌아서 가는수 밖에,,,,방법이 없다.
완주는 여기서 강릉으로 나가고 3명이 다시 남아 직선거리는 얼마 안되는 거리를
커다란 원호코스로 돌아가는 길을 걷기 시작한다.
결국 걸어서 대장정 원칙을 지키게 된거다. 갈매기 날개가 그렇게 부럽다.





지도상의 그 빈곳은 만이나 강 하구가 아니고,
공군 xx 비행단 의 활주로와 관계부대 였다.
부대의 철조망을 도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부대를 돌아서 후문까지 가는데 결국 반나절이 소비된다.


그러나~~~~~
그 돌아가는 코스도 즐기면서 지나보니 아주 색다른 경치가 전개 된다.
작은 시골동네들이 군데군데 지나고,
인삼밭도 지나고, 논바닥 한가운데 시멘트 농로를
걸어서 지나가는 기분도 아주 상쾌하고 색다르다.



조금 번화(?)한 동네에 다다르니 나이든 아줌마 3분이 게이트볼에 빠져있다.
마침 휴식이 필요한 시간이라 옆의 벤치에 앉아서, 재미가 있냐는둥 말을 거니
관심을 가지며 하는 법도 가르쳐 준다. 들어보니 별 것은 아닌데
그중 한아줌마가 점심내기 게임을 하자고 제의를 한다.
아이구!! 서울만 같으면 한다고 나섰을텐데,,,,,,,,,,아깝지만 GO~~~




거기부터 또 농로다. 비행장이 참 크기도 크다.
그러다가 부대 후문 근처에 가니 XXX 라는 식당이 나타난다.
시간은 아직 12시가 안됬는데 여기서 점심을 안하면 다음식당이 어디가 될지 불안하다.
들어갔다. 보잘것 없는 시설의 식당인데 규모는 의외로 크다.
부대 군인들이 많이 오는 식당인듯 하다.
된장찌개를 시킬까? 했더니 주인여자가 오늘은 마침 섭(홍합 비슷한 조개)이란
조개가 있으니 시원하게 그 국하고 하라고 추천을 한다.
그런대로 소주를 겻들이니 반찬들 맛있고,,훌륭한 점심이 되버렸다.


여기서 휘연이 “첫날 물회집의 70세 쇼크”가 한번 더 발생한다.
마침 식당주변의 언덕에 쑥이 아주 적당하게 피어올라 주인아줌마는
계산을 받고는 쑥케러 나가고 우린 남은 소주를 비고 있는사이
주방아줌마( 60대 중반)가 약간의 시중을 들고 있는데,
소주 한잔 하라니 기다렸다는듯 잔을 든다.
(휘연이가 그 가진항에서 70살 먹어보인다는 말에 쇼크를 먹고는
이후 만나는 여자마다 몇살로 보이냐고 묻는게 버릇이 되버렸다.)
휘연이 묻는다. “나 몇살로 보여요?”
아줌마가 어떻게 답을해야 할지 약간 고민스러운 것 같다.
그래서 옆에서 거들었다. “아마 아줌마하고 동년배 될겁니다”
이말을 들은 그아줌마 얼굴이 완전 벌레 씹은 얼굴이 되더니~
“에이 설마요~~ 제가 그렇게 많이 들어 보여요? “

그래도 그날 그아줌마가 주인 몰래 싸준 묵은김치 한포기는
우리 식단에 최고의 진미가 되었다.
밖에 나오니 주인 아줌마가 쑥을 케고, 그옆에서 우리는 꼬리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