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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걸어서 동해안 3차 3일/총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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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져~ 중천에 해가 걸린 시간에는 걷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이날은 유난히 부지런을 떨었다. 새벽 540분 민박집을 출발한다.

해변을 끼고 일직선 솔밭길을 타고가는 새벽길!!

하늘은 우중충 한 것이 비가 올듯한 날씨이다.

몽당한 아줌마 한분이 새벽운동을 나왔는지 팔로 씩씩하게 하늘을 찌르며

잰걸음으로 우리를 추월하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를하는데,,

"새벽부터 어디를 그렇게 열심히 가시나요?? " 냐는 우리의 답사에는 대꾸도 없이 지나간다.

유심히 보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 걷고있다.




부지런히 걷는다. 새벽길이라 그런지 힘은 별로 안드는 것 같다.

그러나 하늘은 계속 찌부듯 하고~ 곧 비가 한바탕 쏟아질 것 같은 축축한 바람이 분다.

7시경 서울로 전화를 해서 날씨를 알아보니 비가 올 가능성은 2-3mm정도인데

습도가 90이상 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습식사우나실의 안개 같은 것이 축축히 스며드는게

점점 기분이 꾸적 꾸적 해진다.

교통표시판의 모양이 걱정 붙들어 메고 걷기만 하라는 표시 같다.


오늘 걷는 이길은 식당이 영 보이질 않는다. 10시가 넘으니 배가 고파오는데,

밥먹을곳이 나타나질 않으니 힘이 점점 고갈이다. 노물이라는 조그만 항구가 나타나고

썰렁한 식당이 나타나는데 11시다. 먹고가자는 동의하에 식당을 기웃거리니

아직 준비중인지 눈껍이 붙어 있는듯한 부시시한 얼굴의 주인아줌마~ 귀찮은 표정이다.

때마침 유모차에 의지하여 걸어나오는 할머니에게 식당을 물어보니

조오기 저 쪼그만 분식집이 이동네서는 최고란다. 이미 우리가 조회를 해본 분식집인데

아들이 혼자 있으면서 어머니가 읍네 나가서 12시에나 들어 온다던 그집이다.

다시 그집으로 들어가 좀 기다리자고 들어서서 소주/맥주로 입가심이나 하려니

아들이 김치를 내준다. 아들하고 이얘기 저얘기 하면서 알지도 못하는 그 어머니를 기다린다.

마침내 등장한 그 어머니!! 몸이 약간 불구인 아줌마다.

익숙한 솜씨로 잡어 매운탕을 준비하고 오이소백이, 갓김치, 정구지,꾓잎등등,,,

접시에 담겨나오는 반찬들이 그럴싸하게 보이고 맛도 아주 깊다.

생물은 아니었지만 새카만 우럭과 바다장어를 다듬는데

구경하는 휘연이 얼굴이 거의 도마에 닿는다.

냄비에 김이 올라오면서 거의 끓기 시작할 무렵

휘연이가 화장실 가는 표정으로 두런 두런 혼잣말 지껄이며 나간다.

밥이 다 되고 냄비가 상에 올려지고 했는데 휘연이는 아직 안온다.

먹어야해 기다려야 해~~하면서 젓가락으로 매운탕을 건드리며

~~ 가서 푸세식에 빠진거 아냐? “ 기다리는데 20분정도 소식이 없다.

그 아들은 화장실도 가보고 근처를 찾아봐도 얘는 어디로 증발이다.

먼저 먹지뭐~~ 맛있게 먹는데, 회색반바지 엉덩이가 검정색으로 젖어버린 휘연이가

푹젖은 양말에 스리퍼 끌고 들어선다.

야 어디갔다 이제 오냐? “

아이 뭐팔,,,바다에 빠졌다….”

우린 화장실에 빠진줄 알았는데 웬 바다냐?”

자초지종은 이렇다.

잠시 항구 방파제에 갔는데~ 한치 한마리가 꼬리치며 떠있더란다.

싱싱해 보여서 건질려고 해보니 팔이 짧다. 바로옆에 배위에 막대기가 하나 있어서

그 막대기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건지려고 하는데 해초 묻은 방파제 경사면에 쫄딱~

하면서 바닷물에 미끌어져 들어가 버렸고, 그래도 와중에 그 한치를 잡아보니

이미 죽어서 흐물흐물한 시체더란다.

에라이~~ 한치가 멀쩡하면 너한테 잡히겠냐? “

해도 안떴는데 바지는 워쪄??? 팬티도 젖었을 것 같은디???

똥꼬가 끈적 끈적 하지??”

베낭 안메고 빠진 것 정말 천운이다~~ 베낭메고 빠졌으면 못나왔엄마~

그 베낭에 부식이 다 들어 있는데 그랬으면 우린 앞으로 뭐 먹냐? 정말 다행이다 야~~”

심심한 위로의 말이 쏟아진다. 젖은바지 입고 그대로 출발!!








영덕해맞이 공원에서 잠시 오수를 즐기고 또 출발~~~잘꾸며진 해변공원이다.

그러다가 또 한번의 사고 발생!!!!

3명이 같이 마침 차가 많이 다니는 7번국도의 좁은 갓길을 걷는데

치직~~~(신발바닥 끌리는 소리) 소리가 나고 곧이어

콰당~~~( 앞으로 꼬꾸라져 아스팔트에 엎어지는 소리)

비명~~~~휘연이가 나둥그러진다.

부길 바로 뒤에 붙어서 걷던 휘연이가 발이 삐끗 하면서

부길이 등을 짚으려는 찰라, 부길 아무 생각없이 앞으로 나가 버리니

허공에 양팔 허우적 거리다가 그대로 엎어진거다. 안경이 떨어져 나가 아스팔트에 뒹굴고

마침 커다란 과속 유조트럭이 씨잉~~~하고 바람을 뿌리며 지나간다.

괜찮냐?

에이 오늘 내가 왜이러냐??”

죽은 한치도 싱싱하게 보이는게 아무래도 수면부족 영양부족 과로여~”

얼굴이야 조금 기스나도 별 것 아닌디..안경이 정말 멀쩡해서 다행이다.”

이 안경태가 그래도 형상기억합급이라 이정도는 괜찮지나 투자 많이 했다~”

그래도 준비성이 제법이구나?? “

예상은 무슨 예상??? 옛날에 술한잔에~ 이런경우 한두번 겪었겠어?

경험에 의한 본능적 방어 였겠지,,,,,”

무릅팍은 안아프냐? 껍데기 벗어졌다~~~”


이러면서 우리는 강구항에 도착을 한다. 장장 40Km정도 걸은 것 같다.

강구의 좌판시장을 한바퀴돌면서 침을 흘린 우리는 제법큰 냇가의 횟집이층

민박을 기어들어갔다. 이미 컴컴해진 시간이다.



아무래도 영양보충이 필요한듯 싶어 재래시장의 막회(재정상태 감안)집에 찾아들어가

막회를 한쟁반 시켰다. 바닷가를 따라다니다 보니 이럴때~약간 곤란함이 있다.

부길이가 회를 좋아하질 않아 메뉴결정에 항상 휘연과 쫑이 난다.

그래도 오늘 휘연이 휘청휘청 했는데, 휘연위주로 메뉴결정!!!

푸집하게 초장 한대접하고 듬성듬성 막썰어온 회가 나오자 희색이 가득한 얼굴의

휘연 덥썩 크게 한젓가락 앞접시에 담더니 초고추장 한숫갈 뒤적뒤적~~우기적 우기적!

난 뭐먹냐? “

찌끼다시~~(우적 우적)” 관심도 없다.

막회집에 무슨 찌끼다시..김치 몇조각이 다다.

순간 부길이 먹을 것 앞에서 군자 없다고..신경질을 팍 낸다.

배가 뽕뽕~하니 심리적 안정~~ 당구장 딱 한껨!!

그러나 그날하루종일 습도가 90%가 넘었으니 당구장 상태가 더구나 시골다이,,엉망이다.

입사각에 따른 반사각이 전혀 예상밖의 흐름!!

3 10() 12() 12() 놓고 포항가서 고기내기인데,,,,,, 중간에 남은숫자 2 6 12….

휘연이 단연 선두다. 그렇게도 먹고싶었던 회가 신체리듬까지 150% 올려줬나보다.

엉뚱한 각도로 튀어 나오는 타구..짜증스럽기만 한데

휘연이 당구는 어딜쳐도 2적구로 가서 맞는다.

오늘 껨은 아무래도 무효로 하지,,,,이런 그라운드 컨디션에서 내기는 무리야”()

비온다고 축구시합이 무효냐? “()

나야 대환영이지~~”()

휘연이는 어쩔겨??”

“………….(침묵)” ….2개 남았는데도 뭔지 불안하긴 한 것 같다.

확실한 의사표현을 안한체 결국 휘연 1!!!

게임은 그냥 그렇게 No Game!!!! 일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