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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지리산둘레길> ...운리(청계)-덕산-위태 (8-9구간) 02/03

6월22일(수)

아침에 일어나니 구름이 많다.

오늘은 분명히 비다. 그래도 가야지,,,,,,,

아침식사전 잠시 주변 산책.

저수지 너머 산마루에 자욱한 안개가무겁게 보인다.





아침식사,,어제와 다를바 없지만 맛있게 한그릇 뚝딱!


주섬 주섬 보따리를 챙긴다.

비닐을 최대 활용, 빨래, 옷가지,전자제품등을 비닐주머니에 넣어 베낭에

그리고 주머니에 담배 핸드폰 비닐에 쌓아서 넣고

큼지막한 비닐봉지를 배낭 웃주머니에 넣고,,(유사시 카메라용)

이제는 비가 와도 옷만 젖지, 물품은 이상없다.

주인이 차로 어제 어천마을 전에 헤어졌던 원래코스 와 만나는 지점까지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고맙다. (8시10분)

하늘을 보니, 검은 구름이 무겁게 다가온다.

저수지 위쪽으로 난 작은 임도를 따라 가니

어제 헤어졌던 원래7구간 코스가 내려와 맞 닿는다.

여기서 하차~~~ 오늘일정을 시작한다.

7구간 2/3는 지나온듯 하다.


아직은 비가 오지는 않는데, 비는 이미 시간문제다.

점점 산등성이 검은구름들이 울근불근 하고 있다.


동네들이 자주 나타나면서 사찰을 하나 지난다.

마음이 날씨 때문에 평온하지 못해서인지 무심하게 지나고

조금 내려가니 탑이 나온다. 탑동마을이다.

설명을 보니 신라말기(8-9세기) 단속사지 법당앞에 있던 탑인데

동서 두개가 거의 같은시기 같은 양식으로 세워진 탑이라고 한다.

영문안내판에는 신라시대의 솔거가 많이 그렸다고 하는데

한글 설명에는 내용이 없다.


탑동을 지나면서 이미 운리 마을이 시작이 된다.

마침 담배가 3가치 밖에 안남은 상태인데 마을의 가게 담배간판이 무지하게 반갑다.

그러나........ 꽉채워진 자물통!!

운리마을이 8구간 시작점인데,

이런지점은 가능하면 상징적인 이정표정도는 세워 주었으면 좋겠다.

둘레길은 걸어서 주욱 연결해 가는 길이지만

도보여행자들은구간별로 목표의식을 가지고 걷게된다.

한개 구간이 끝나고 다음구간의 시작이주욱 걷는길에서의미가 없을수도 있지만

그길을 걷는 여행자들에게는 상직적 포인트 이다.

"안녕7구간,,환영8구간",,,,,, 이런문구라도 붙어 있다면

성취감을 느끼고 도전감을 다지는 지표가 될수도 있겠다.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설립한듯한 다물평생교육원이다.

교육목적이나 취지는 잘 모르겠다.

커다란 주차장도 하나 지나는데 ,, 지도상으로는 백운계곡주차장으로 되어 있다.

위치적으로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주차장을 지나면서 바로 우회전 하면서 찻길을 벗어나 임도로 들어 서는데

빗발이 보인다. 임도를 주욱 따라 올라가면서 비는 점점 많아진다.

안되겠다!!! 카메라를 비닐에 쌓아서 베낭에 집어 넣고 베낭커버를 씌운다.

이후로 엄청 퍼 부어 몇장의 핸폰사진 이외에 정상사진이 없다.

오르막 임도 중간에 정자가 있어서 비가 잦아지길 기다렸지만

희망이 안보인다.


임도를 따르던 코스는 갑자기 좌측 화살표와 함께숲으로 들어선다.

퍼붓는다.

캄캄해진 숲길,,,,바닥은 안개가 모락모락, 하늘은 열려버렸고,,,,

처량인지 청승인지.... 등산화소리가 철벅철벅!!!

폭우만 아니면 이미 젖은몸,,우산을 접어 든다.

우산들고 걷는것이 또다른 부담!!

그래도 비옷보다는 우산을 선호 한다.

비옷을 입고 오랜시간 산행을 하면 내부 열기와 땀이 배출이 안되어

결국 옷이 젖기는 마찬가지,,,, 이왕 젖을것 땀보다는 물이 좋지 않은가?


그렇게 가다보니 엉덩이에 베낭 아래로 찬 감촉과 묵직한 흔들림이 느껴진다.

만져보니 베낭커버 안쪽으로 흘러 들어간 물이 바닥부분에 고여서

넘치면서 엉덩이에 물이 흐른다. 고무줄을 잡아 당겨 물을 쏟아낸다.

커버 아래에 구멍을 하나 뚫어 놓아야 할것 같다.


앞서 가는 친구뒷모습만 보면서 터덜터덜 빗속을 걷는다.

주변이 온통 회색빛 안개이고 소나무는 검정색으로 보이는 흑백경치인데

친구 복장까지 우중충하니 영,,,시야에 포인트가 없다.

다음에 올때는 저 친구에게 알록달록 몸빼라도 입혀서 와야겠다.

남대문시장에서 한 5천원이면 사겠지?

산줄기를 두세개 정도 가로 지르는 코스인듯 하다.

오르내림을 하면서 가다 보니 제법큰 골짜기,,,안내판이 붙어 있다.

백운계곡,,,,코스는 직진인데 거기서 왼편 아래쪽으로 2.1km 식당!!

잠시 망서린다. 비가 너무 세차니 차라리 내려가 동네로 갈까?

아니다...이왕 버린몸!!! 살가죽은 새지 않으니 그냥가자!! (11시20분)


비의 기세는 전혀 수그러지질 않는데, 그래도 다행인것은 천둥벼락은 없다.

천둥 벼락에 우산들고,,,,,공포인데.......

안내에 보면 숲사이로 천왕봉이 보인다고 했는데

이날은 글쎄!!! 우산에 가렸을까???

그렇게 산길을 가다 보니 다시 임도를 만나면서 농촌체험마을이다.

등산화 안에서 개구리가 운다.

물이 반쯤 차 있는것 같다. 발톱이 불어서 살을 누르는듯한 감촉!!

이런날은 장화바지를 입지 않는한 방수신발은 의미가 없다.

새어 들어 오는물이 아니고 위에서 흘러 들어 가는 물이다.

친구는 경등산화인데 아쿠아라서 그대로 투수인데

차라리 그렇게 쉽게 들어오는 신발이 바로 흘러나가서 더 좋다고 자랑이다.

아스팔트길이다.

마근담을 지나니 이제는 허기까지 몰려 온다.

베낭에 간단조리준비(라면/누릉지)는 되어 있지만

자리펴고 앉을곳이 없다.

그러다가 등산복 차림의 남녀부부(??)를 만났다.

생각해 보니 오늘 동네를 지날때 이외에는

처음 사람을 만난듯 하다. 반갑다.

너무 반가워 인사!!! "처음 뵙겠습니다!!"

초면이란 인사가 아니고 오늘 처음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자기들도 그렇다고 하는데 복장이나 차림이 우리처럼 작정을 하고 나선 복장은 아니고

간단한 산책정도 혹은 한구간만 뛰는 정도로 보인다.

여자는 반가워 하는데 남자는 좀 표정이 딱딱하고 가벼운 알콜냄새가 난다.

남자표정으로 봐서,,,,그냥 육감인데,,,,, 부부일까? 하는 의구심.

조금 내려가니 남의집인데 창고같은 농가 공간이 나타난다.

주인은 없다. 뭐 할수 없지!!!! 무단침입,,,

다행히 수도꼭지를 틀으니 물도 나온다. 점심이다.

이런경우를 예상하고 라면, 누릉지, 작은 코펠, 가스버너, 밑반찬 두가지,,,,

우선 코펠용량이 작으니 라면 한개를 끓이고,

먹는 와중에 누릉지를 끓인다.

푹 끓이면 라면보다 뒷맛이 더 좋은것이 누릉지다.

누릉지탕이라고 컾라면처럼 만든것이 있는데 괜히 가격만 비싸고..

마켓에서 파는 일반 누릉지이다....

중국산도 가끔 있는데 기분상 별로라 미국산 쌀에 국내 제조,,,

(6구간 이후에는 거의 식당을 못 만난다)

어제 산 소주 2병이 그자리에서 바닥이 난다.

배가 뽕뽕하고 알딸딸하니... 만사가 귀찮아지는데...

갈길은 가야지...풀어헤친 보따리를 다시 쌓아 메고 일어선다.(02시00분)

하늘이 다행이 얇아졌다.

친구 왈....구름이 올라가는것 보니 자기가 보장 하는데

앞으로 한시간은 비 안온다고 한다. 믿어야지...


과연.....비가 멎었다.

구름은 많은데 보기에도 구름이 조금 날렵해 졌다.

카메라를 다시 꺼내 메고,,,,비가 안오니 이제 경치도 보인다.

빗속에 지나온 길이 아쉽다. 정말로 지리산 다운 둘레길이었는데,,,

코스는 정말 좋았다.




이지방이 밤,감,대나무가 많은 지역인듯,,,,,

밤,감은 그렇다 쳐도 대나무가 유난히 많다.

산에 난 농로를 계속 타고 30분 정도 내려오니 덕산이다.

처음만난 대도시(?),,,지역의 서울인듯 하다.

급한 담배부터 한갑사서 비닐봉지에 정성껏 싼다.



덕산까지가....8구간이다.

아직 3구간중에서 비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가장 좋았던듯 하다.


이제는 위태까지 9구간(덕산-위태)을 간다. 약10km....(3시25분)

남명 조식선생의 유적지가 차도 바로 옆에 손짓을 한다.

비가 안오니 마음의 여유가 생겨 들어선다.

외모가 보통분 아닌듯 하다. 사진 몇장 첨부 한다.






덕산을 뒤로 한체 다시 코스는 산을 행한다. 아마 산하나를 넘는것 같다.

멀어져 가는 덕산읍내와 강줄기를 뒤돌아 보면서 중태로 향한다.

중간에 정자가 있어서 쉬면서 양말을 쥐어 짜고,,,고생한 발바닥에 바람을 씌워준다.

발바닥이 물속에 오래 담궈있어서 버겁데기(?)가 완전히 벗겨져 보들보들 하다.






중태마을....실명제 안내소가 있다.

구간 종주 증명이라도 주는곳인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닌듯 하다.

앞을 지나면서 기웃해 보니 여직원하나가 쫓아 나온다.

장부에 이름을 기재 해 달라고,,,,

앞뒤 생각해 보니 이코스에는 농작물이 많은 지역이라 걸으면서

혹시 피해를 입힐까봐서 실명기재후 통과하라는 의도인듯 하다.

물론 필요성은 있겠지만 유쾌 하지는 않다.

목적이 그렇더라도 통과증명이라도 주면서 관리를 하면

지나는 사람 뿌듯 하고, 효과도 백배 될텐데...운영의 묘가 아쉽다.

여직원이 뭐 알랴마는 그 얘기를 하니 앞으로 그럴것이라고 한다.





다시 쏟아진다.

아까보다 더 무지막지하게 쏟아진다.

지형을 보니 만만치 않은 구간인데 너무 큰비다.

다시 완전방수무장,,,,,,,,,,No Camera!!

오르막길이 계속이다.

길 옆에 과연 많은 작물들이 있다. 둘레길 조성시 지역주민들과 실갱이좀 했을듯 하다.

감,밤,,,등등 걱정도 많았을듯 하고,

성격상 둘레길이 지나가도 지역에 이득이 별로 없을것 같아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

불만은 단지,,시멘트트길이 너무 가파르게 계속 치고 올라 간다는것이다.

아마,,지리산 종주를 한다고 해도 여기를 걷는거나 별반 차이가 없을듯 하다.

비는 사정없이 때리지, 힘은 들지,,,,,,,오전보다 더 악전고투다.

중태제 이다.

주머니 속에 핸드폰도 꺼낼수가 없다.

시멘트 길은 마지막 농가를 지나니 임도처럼 바뀐다.

산세가 아주 좋고 농가집들도 번듯한것이 부자나라 같은 느낌이다.

임도가 끝이 났었는지 아니면 임도를 벗어 난건지는 기억이 없는데

위태재(갈치재) 고개마루에 거의 도달할때쯤은 숲길이다. 겨우 숨을 돌린다.

이제는 내리막길...위태로 향한다.

위태 중태...어딘가에 병원응급실이 있어야 할것 같다.

아래태 가 있나?

내려 가는길에 정말로 분위기 있는 대나무 숲을 지난다.

대나무 숲사이를 1m정도 폭으로 이쁘게 조성된 길...

아직까지 본 최고의 대나무숲 길이다.

핸드폰으로 찍었는데,,,,영~~~~~느낌이 안 살았다.



그렇게 위태까지 내려간다.

논을 만나면서 위태 도착.....차도 옆 작은 마을인데, 주민들이 거의 안보인다.

민박간판도 없고,,, 어느집에 들어가 물어 물어 민박을 찾았다.

민박사정이 별로 안좋다.

위태마을에서 남쪽으로 다시 고개를 오르는 구간인데 200m정도 위쪽으로

빤히 보이는 집이 한채 있는데 이집이 민박을 한다.

들어서자마자 밥과 세탁기(탈수~~)

내일은 아무래도 이비에는 계속 할수가 없을듯 하다.

예정보다 한구간을 포기해야 할듯 하다.

비가 오면 8시 버스가 있다고 하니,,,그 버스로 나가서 상경을 결심한다.

그런데 식사후 주인남자하고 얘기를 하다보니

다음 10구간이 최고의 길이라고 한다.

마음이 왔다리 갔다리......... 내일아침에 결정하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