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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2010년 1월3일 청계산

새해 첫날(13).

새해연휴가 끝나고 첫날이다.

잠을 깨보니~사방이 불안하게 고요하다.

창 밖을 보니. !!

이렇다.


게다가 날씨가 무지하게 춥다.

이렇게 추우면 눈도 언다고(?) 한다.

모든 수분이 얼어 진기(?)가 없어져서 푸석 푸석~

함박눈처럼 알이 굵지를 않고 좁쌀처럼 가루눈이 된단다.

쌓인 눈도 물기가 없어 아주 가볍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비닐하우스 붕괴~ 그런 소식이 안 들린다.

서울에서 본 눈으로는 최고다.

2010년 첫날인데 논폭탄 한방 맞고 시작을 한다.

집에 그냥 있으면 올 1년 한해가 답답할 것 같다.


산에 가고 싶은 마음에 근질 근질~~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산에 갈래??? 미친놈 취급한다.

결국 1시쯤 베낭에 커피 한 병하고 카메라 하나 넣고

나홀로 집을 나선다.

근처의 청계산을 올랐다. 눈발은 계속 퍼붓는다.

어느 정도 올라선 후 아이젠을 착용하려고 했는데

눈이 쌓인 비탈이라 아스팔트 길조차 통과하기 어렵다.

꾸물럭 꾸물럭 아이젠을 차고 카메라를 꺼내 든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산자락에 들어서니

온 산이 하얀 눈을 덮어 썼다. 정말 오길 잘했다.

등산객들의 칼라풀 복장도 분위기 조성에 일조를 한다.

가면서 좋아 보이면 무조건 셔터를 눌렀다.

눈발이 거세니 이리저리 생각할 여유가 없다.

대충 조리게 자동에 한 스탑 오버로 쏘아 댄다.

눈발에 카메라가 엉망이다.

렌즈에 쌓인눈이 녹아 내부로 스며 들어간다.

파카 안에 넣고서 눈을 피해 보지만 역부족이다.

이왕 버린 것 그대로 메고 계속 강행군이다.

전자기기는 역시 물기가 쥐약인지~ 능선에 올라서니

카메라가 이상하다. 안 찍힌다.

혹사 시킨 것은 생각지 않고 하필 여기서 찐빠냐?

바꿀때가 됬구만~하면서 이리 저리 만진다.

눈에 보이는 경치가 아깝다.

받테리를 뺐다가 다시 끼우니 재 작동을 한다.

다행이다~ 하면서 계속 오르면서 찍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사진은 충분히 찍은 것 같다.

작년 겨울은 눈이 없어 정말로 마른 산만 올랐다.

겨울 산에 눈이 없으면 정말 황량한데..

작년 겨울에는 아이젠을 한번도 안 쓴 겨울이었다.

그만큼 설경에 목 메었던 겨울이었다.

이제는 산을 즐기면서 오르기 시작 한다.

눈이 쏟아지니 먼 곳이 안 보여서 조금 답답 하기는 하다.

청계산은 계단이 장애물인데 전 계단이 폭설에 묻혀 버렸다.

아랫 쪽에서는 추위는 모르고 올라 왔는데

능선에 올라서니 추위가 몰려 온다.

게다가 하얀 눈속을 맨눈으로 계속 걸었더니 눈이 아프다.

급히 나오느라 썬그라스를 빼먹었다.

나 처럼 미친(?)사람들이 많다. 동료의식이 느껴진다.

매바위에 올라서니 전경이 그저 뿌옇다.

분당까지 보이던 그 빵 터진 뷰가 잿빛으로 막혔다.

조금만 가면 정상! 출발~~~

갑자기 카메라를 눈덩어리가 강타!

바람에 소나무 위에 쌓인 눈이 낙하 한것이다.

후후~ 불어 떨어내고 탁탁 털어낸다. 니가 고생이 많다.

매봉 도착!

잠시 휴식후 반대쪽 혈읍재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조금 내려가면 왼쪽으로 매봉의 8부능선쯤 되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코스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인적이 거의 없고 그 길은 발자국마저 안보인다.

물론 위험한 코스는 아니지만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에서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그 길은 포기하고

그대로 직진 내려서는데 이길도 만만치 않다.

혈읍재 계곡이 상태가 어쩐지 몰라~ 아무래도 찝찝 하다.

이렇게 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다.

왔던 코스로 다시 매봉으로 올라간다.

눈밭에 새들이 먹을게 없다.

벤취에 놓아둔 비스켓을 쪼아 먹느라고 정신이 없다.

매봉을 다시 지나 아까 올라온 그길로 다시 내려선다.

푹푹 빠지는 눈밭이라 아이젠도 50%성능이다.

4가 되니 슬슬 어둠이 온다.

오늘 하루종일 흙을 한번도 못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버스가 다니는 세상까지 내려와 담배를 물으니

손가락이 곱아서 라이타를 못 켜겠다.

머리가 멍멍한체 어리어리 해진다.

귀가후 기대를 안고 화일을 열었다.

눈이 쏟아지는 산에서의 사진이

작품이 되어 나타날것 같은 기대감,,

이렇수가~~~

아까 산에서 잠시 먹통 되었던 카메라인데..

메모리에 남아있는 사진은 모두 그 이후 사진들이다.

이전 사진들은 몽땅 날아가 버렸다.

이상한 기호와 괴상한 폴더가 몇개 만들어져 있고

사진들은 어디로 날라가 버렸다.

놓친 고기란게 원래 큰거지만

이렇게 짜안 할수가 없다.

산행 초입에 쏟아지는 눈밭사진들이 다 날라갔다.

작품꺼리도 있었을것 같은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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