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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걸어서 동해안 2차 6일/총 12일

대장정0206

아침해가 또 뜨겁다. 동네가 별로라 시장을 못보아 아침메뉴가 부실하다.

부길이 된장찌개를 이것저것 넣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마당을 나가보니 상추가 싱싱한게 먹음직 스럽다.

민박 아줌마가 잡수실만큼 따다 잡수시란다. 한바가지 짤라다가 씻어 놓고

된장에 마늘 갈아넣어 찍어 먹으니 그런대로 별미다.

740분쯤 출발~~

수면에 반사되는 아침해가 눈부시다. 또 걷는다.

아침시간이 그래도 걷기에는 최적이다.

이부근도 경치가 아름답다.








길가의 조그만 가판대에 오징어/문어등등을 파는데 메뉴에 피대기란게 있다.

A: 피대기가 뭐냐?

B: 글세~~모르겠는데,,

C: ~그거? 선지를 여기서는 그렇게 말해~ 피덩어리에서 기원된 말이지..

A: 그려? 근데,,,선지를 왜 바닷가 에서 파냐? 여기서 선지 살사람이 있겠냐?

C: 글쎄,,그건 모르겠구,,,,,아무튼 피데기란 말 자체는 선지를 말하는거야,

이때 동네사람이 지나가길래 물으니 피데기가 반건조 오징어란다.

B: ~~ 모르면 그냥 모르다고 해라,,,,모래시계 2탄이냐?

C: 여기 자리 좋은디 좀 쉴래?? ( 딴소리로 화제전환중~~)



그렇게 오손도손(?) 평해근처를 들어 설무렵~~

혼자 베낭을 메고 우리보다 좀 더 불쌍한 모습으로 한사람이 반대쪽에서 걸어온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어디 가세요?

통일 전망대 까지 갑니다

우린 거기서 내려오는중인데요,,,

이사람은 서울에서 서해쪽을 돌아 땅끝마을을 찍고

부산을 지나 동해로 올라오는 도보 여행자이다.

누계일수 40여일 했다고 한다. 같은 목적으로 걷다가 만나니 괜히 친밀감이 생긴다.

코스는 우리보다는 좀 직선으로 다니는 것 같다. 혼자서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평해를 지나 기사식당에 들려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고~~

월송정을 들어선다. 소나무밭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도 여긴 망양정보다는 훨씬 팔경스럽다.

전망은 여기도 별로이나 주변의 소나무숲은 들어서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평온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잠시 정자에 올라 앉아 쉬고 있는데, 여자들 단체 특유의 시끄러움이 들리더니

정자 계단으로 여러명의 여자들이 주루룩 올라온다.

우리를 보더니 아랫쪽에 대고 형님~~여기 물 좋은데요~~~올라 오세요~~~한다.

잠시 얘기를 나누어 보니 울진 발전소 직원들의 부인모임 이란다.

서로들 친하긴 친해도 관계가 묘한부분이 있을 듯 싶다.

신랑들의 비교, 자기보다 어린 남편 상사부인, 부인보다 더 많은 그 남편정보 등등,,,,,

그래서 그런지 명랑하고 즐겁긴 한데 뭔가 서로간 견제하고 있는 벽이 있는듯한~

결정적일 때 나서는 리더가 없는 두리뭉실한 Group 이다.

배경으로 사진한장 찍겠다고 하니~ 브이자를 우루루 그려준다.





넓직한 대청마루에 누어 오수를 잠시 즐기는데 갑자기 들리는 소리~

일어나시죠..입구에서 이러고 계시면 되요? “ 65세 정도의 등치남자다.

부시럭 부시럭 눈비비고 일어나 앉은 B~

조용히 한쪽에 붙어 있는 팻말을 보고, 그 침입자를 보고 하다가,,,

담배를 점잖게 꺼내 불을 붙여 깊게 들이 마신후 맛있게 뿜어 낸다.

그 침입자~ 굇씸하다는 표정으로 쌍심지를 켜고 난간에 기대앉아 쳐다보다가

드디어 움직인다. “여기서 담배피우면 안되는거 알지예?”

B : “ 알지요,,저기 붙어 있잖소!! 담배피지 말라고,,,”

: “그런데 왜피워요???? “

B: 그럼 당신은? ( 담배를 피지 마시고 난간이 위험하니 기대 앉지 말라고 붙어 있다 )

: 내가 왜??

B: 저기 붙어 있잖아~~ 난간에 앉지 말라고….(여기서부터 말이 거칠어진다)

XX,,,,니나 잘햄마,,,,좀만한게 오만가지 간섭하고 지랄여~~(그사람 등치가 B 1.3배정도)

: 얼래~~이자식 봐라!!

B: 이자식???? ( ! B 가 순간적으로 쩜프하며 귀빵맹이 선빵!! )

: 이런~ 쳤어?? ~너 사람 잘못 건드렸어~~ 이자식!! ( 밀고 땡기고!! 복잡해 진다)

B: 야이 자식아,,,생긴것도 뭐같이 생긴놈이 자기는 앉지말라는 난간에 앉아서,,

: 나 촌에 살아도 촌놈 아니다..….잘만났어!!

이때쯤 A C가 말리며 둘사이로 들어간다. 침입자를 집중적으로 밀며

나이먹은 사람들이 이게 뭐요~~ 저친구가 좀 흥분했는데 아저씨가 참으시죠~~

: 전화를 꺼내 경찰서 전화번호 묻다가 끊고,,

다시 걸어 묻고,, 신고하고,,,, 일이 조금은 골치 아프게 전개 된다.

그러다가 일은 스르르 풀려 버려 톤이 낮아지고~ 그렇게 마무리가 되 버렸다.

그 사람 이런사람이요~ 하며 자기 명함을 하나 준다.

내용이 복잡하다.

이장협회 회장 / 문화해설사 등등,,,, 문화해설사 라는 직분 때문에 간섭을 했나보다.

하지만 그럴려면 자기도 모범을 보여야 했지 않나 싶다.

담배에 불을 붙인 것은 사실,,, 그친구의 모순적 행동을 빗댄거였다.

이래 저래 2시간을 월송정에서 보냈다.

월송정을 떠나~ 오래된 동네의 느티나무를 지나고~ 농번기의 논밭을 지난다.

하늘이 우중충 해지는 것이 내일이 걱정이 된다.


바닷쪽 낮은 고갯길을 넘어서니 다시 파란 바다가 나타나고 해변길이 까마득히 보인다.

시간은 이미 4시가 훌쩍!!

밋밋한 바닷길을 계속 따라 가다가~

조그만 가게에 들려 소맥으로 갈증을 채우는데

주인아줌마가 남편줄려고 끓이던 광어찌게를 한대접 준다.

히야~~ 달다 달아!!!

다리를 절던 아줌마인데 생각이 아주 넓고 올바른 아줌마 같다.

요즘 남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책임감에 하고 싶은일도 맘대로 못하고~~

자기 남편 아들 얘기 하면서~~ 갈수록 남자들이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단다.

평해의 거일리라는 동네다.



그곳을 떠나니 해는 어느정도 어둠을 품고~

조용히 주변을 느끼며 가다 보니,,,참 좋은 자연조건의 동네다.

바로 서쪽으로 제법 깊은산이 누워있고,

동해가 확 터지며 해변의 공간이 제법되고, 군데 군데 모여있는 바위들이

경치의 균형을 잡아주며 낚시터 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

만약 내가 해변별장이 필요하다면 여기도 그중 하나 눈여겨 볼 장소 같다.



조금만 가면 될 것 같은 후포항이 가도 가도 안나온다.

7시가 넘어 어둠이 바다를 덥고나서야 커다란 배하고 항구의 불빛이 나타난다.

민박을 물으니, 적당한 민박은 없고 모텔이 괜찮단다.

베낭을 지고 모텔을 들어가려면 이상스럽게 무드를 깨는 것 같아서

좀 캔긴다.

4만원짜리 깨끗한 방이다. 그런대로 괜찮고,,,조용하다.





내일 비가 오면 워쩌나?????

2일은 더해야 포항인데,,,

내일 비가 오면 아무래도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할 듯 한다.

이번에 포항까지 완주해야 다음일정이 수월한데…..

다음일정에 울릉도가 포함 되기 때문에~~

포항이 깃점이 되면 마음이 홀가분한데,,, 취침

총도보거리 : 30Km

주요행로 : 오산리 덕신 망양 기성 월송정(평해) 거산리 후포항

다음날(521) 아침 눈을 떠 보니~

비가 장난이 아니다. 장대비 정도의 비가 때린다.

지난번 비처럼, 어느장소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야 할 형국이다.




아쉽지만 ,,,

이번일정은 여기서 마무리를 하자.

동해터미널부터 후포항 까지,,,,,,,이번차수 진도다.

후포에서 직행을 타고 울진까지 와서

울진에서 서울행을 갈아타고 처음 출발했던 동해를 지나는데

2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다. 많이 걸었다. 200Km 정도 걸은듯 하다.

다음에는 6,,,,,3차를 기다리며, 서울로 달리는 버스 창밖을 쳐다본다.

비는 계속~~~~~서울까지~~~

강변터미널에 내리니 안한철이가 마중나와서

줄줄이 끌고 막창집으로 가더니~~수고 했다며 저녁을 사고,,

최준호 전회장 등장하여 2차를 안내해 준다.

그 와중에 당구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