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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

유럽 / 가족드라이브 (04) ---츄리히 - 베른


다음날 아침...간단한 부페식 호텔식사를 했다. 음식이 영~~별루다. 호텔자체의 식사가 소홀하다기 보다 유럽풍 식사라는게 별루라는 말이다. 빵덩어리가 몇종류 있고 치즈가 종류별로 있고 찐계란 정도,,,그리고 커피 쥬스 정도가 전부였던것 같다.

식사후 집사람과 아이에게 짐을 챙기도록 하고는 나혼자 공항으로 나가 어제 방문했던 렌트 사무실로 가니 직원이 반갑게 맞아 준다.어제저녁에 대충 모든 절차를 마쳤기 때문에 해야할일은 별로 없다. 직원이 하얀 이빨을 보이면서자동차 키이 하고 rental condition 이 적힌 sheet를 주면서 차가 이번에 두번째 렌트 나가는 새차인데

앞바퀴 위에 약간의 흠집이 있어서 반납할때 문제가 안되도록 여기에 미리 표시를 해 놓았으니 안심하고 가져 가라고 하면서 차는 주차장 몇번 브록에 있고 넘버가 이거다 하고 알려 준다. 그리고는 차를 프랑크푸르트에서 반납하기로 되어 있는지라 그쪽 공항의 위치를 대충 설명해 준다.

키를 받아쥐고 설명한 곳으로 가보니 벤츠마크를 단 아담한 차가 서있다. "부르릉~~" 시동을 걸면서 여기 저기 조작스위치 위치등을 파악한후 천천히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우리가 접하는 그런 고급벤츠가 아니고 1600cc 소형 웨건형이다. 유럽에서의 자동차 여행의 막이 오른것이다. 호텔까지의 길은 어제하고 아침에 눈여겨 보아 놓았지만 약간 걱정이 되긴 한다. 특히 공항에서 나오는 도로는 U턴이나 8자 돌림등이 많아서위치에 대한 감만으로는 아차하면 삼천포가 되기때문에 잠시 깜박 하면 전혀 다른길로 갈수도있다.

호텔로 무사히 들어 와서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방으로 가서 식구들은 데리고 나왔다. 1층 책크 데스크 에서 책크아웃을 하고 지하 주차장으로내려가니 자동차 키이가 없다. 주머니를 온통 뒤지고 아이와 엄마는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래서 데스크를 가서 물으니 그아가씨가 여기 놓고 가서 보관중이라고 준다. 고맙기도 하지만 나자신이 이거 이래서 되겠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웨건형 벤츠인데 뒤에 짐을 실으니 딱 맞는다.

오늘 일정은 츄리히 시내를 관광하고 베른을 거쳐서 알프스의 심장부인 인터라켄 근처의 조그만 마을까지 가야 한다. 지도를 훑어보고 코스를 어림잡아 보니 200Km~~~ 하루일정으로 무리한 일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햇살이 무척 깨끗하고 뜨겁다. 5월초의 햇살인데 8월의 태양같다. 가이드 없는 관광이 사실 상당히 비 효율적이지만 선택의 폭이 무척 자유스러워 마음이 아주 평화(?)롭다. 시내를 그냥 드라이브 하면서 지난다. 마누라는 열심히 두리번 거리면서 저기가 거기구나~~이게 여기 있구나? 하면서 그동안 연구(?)한 관광지를새겨 보고 있다.

내머리 속에는 츄리히 호수밖에 없어서, 우선 호수로 가기로 했다.어렵지 않게 호수를 찾아 들었다. 파란 하늘 아름다운 산 과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깨끗한 집들이 모여있는데 사람들이 별로 눈에 안보인다. 기웃 기웃 구경하고 쇼윈도우도 구경하다가 호숫가로 나오니 하얀 배들의 선착장이 눈부시다. 구름도 유난히 하얗게 보이고 호수건너 산등성이에 이쁘게 지은 집들이 평화롭다.

호수의 아름다움에 젖어 잠시의 시간을 보내고 주차장에 와서 잠시 고민을 해야만 했다. 완전 무인 동전시스템인데 아직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몰라서 돈내는 방법이 뭔가? 고민하다가 에라이~그냥가자. 차를 몰고 나오면서 츄리히 시내를 더 구경하기로 하고 중앙역이라든가 여기저기 정처 없이 돌아 다녔다.

유럽의 도시는 이때까지는 잘 몰라서 가다보면 갔던 길 다시 나오고,,,낫서른 도로체계에 어리뻥뻥 운전을 한것 같다. 어느정도 시내를 돌아본후 베른을 행해서 악셀을 올린다. 고속도로 같은 도로에 들어서서 조금 달리니 멀지 않은곳에 베른이 나타나고 전차처럼 생긴것도 다니는 다운타운에 들어서서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도시는 그게 그거다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냥 알프스로 가자~~

다시 외곽으로 나와 간선도로로 막 오를즈음 뭔가 땡기는 샛길이 나타난다. 샛길로 가더라도 가다보면 간선도로와 다시 만날것 같은 느낌이 든다.무작정 핸들을 샛길로 돌렸다.시간은 충분한데 아니면 나오면 되는거 아닌가? 들어서 보니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리에 생생하다. 조용한 동네인데 온통 꽃동네다.

빨강 노오랑 튜립에 자주빛 조그마한 들꽃들이 집집마다 앞뒤로 아름답다. 조그만 주차장에 들어서니 거기도 역시 동전을 집어 넣는 주차기가 세워져 있다. 거기서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지나가던 할머니가 왜그러냐고 묻길래 주차기 사용법을 몰라서 그런다고 하니 할머니가 웃으면서 우리보고 아주 Lucky~ 하단다. 일주일에 하루는 무료인데 오늘이 그 무료인 날이라나~~ ㅎㅎ

차를 세우고 동네뒤의 언덕을 올라서니 정말로 탁트인 경치에 파릇한 나무들이 아지랑이를 동반한체 보이는데 아직까지 그런 분위기의 경치를 본적이 없다. 보리밭처럼 생긴 넓은 들꽃밭을 지나서 내려서니 제법 큰 강에 물이 흐른다. 물은 석회질이 많은 지질 때문인지 멀건 우유처럼 탁한 물이 공포스럽게 많이 흐른다. 거위(?)들이 물가의 흐름이 정체된곳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다. 깨끗하고 아주 예쁜 풍경에 인위적으로 가꾼 형형색색의 꽃동네~~한동안 그동네에서 시간을 보냈다. 만나는 사람들도 무척 다정스런 제스쳐를 보내주고,,,마음이 아주 푸근 했다. 그도 그럴것이 유명한 관광지도 아닌 동네에 동양인 가족이 나타나서 평화롭게 구경을 하고 있으니 자기들도 기분이 좋은것 같다.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후 오늘의 목적지인 인터라켄으로 다시 떠난다. 우연히 들어선 뜻밖의 행로에서 보물은 건진것 같이 마음이 너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