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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북한산둘레길/우이령

2010/9/15일 아주 덥고 맑은날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정리하면서 40년만에 열렸다는 우이령을 넘어 본다.

북한산은 많이 올랐지만,

처음 접하는 고갯길이고 40년만에 개통된 길이란 말에

친구와 둘이 기대를 하고는 나섰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하차하여 그린파크 쪽으로 들어선다.

먹거리촌이다. 숲속에 여기저기 식당이 산재해 있는곳이다.

이곳을 지날때 마다 느낀다.

국립공원 안에 저런 간이 시설물들이 과연 합법일까????

숲속으로 치고 들어가 개울물 위에 평상을 놓고

연기를 피우며 고기를 굽고,,,

휴일날 매상은 제법 많이 오를것 같긴 한데,,,,


우리같은 애연가들조차 담배한대 못피우고

공원을 빠져 나와서야 겨우 폼잡고 한대 무는곳이 국립공원인데

수시로 경비원들도 왔다 갔다 단속을 해서

정말 한대 물고 싶어, 숨어서 체신머리 없이 망보며 한모금 빨고는

안들키고 피운것이 다행스러워

벌금 몇십만원 번듯한 뿌듯함이 몰려 오는곳이 국립공원인데,,,,,

법 해석에 무식해서 인지는 몰라도

저런 대형 불법은 묵인하면서 등산객의 소형(?)범법에는 칼을 대는 ,,,

법은 공평해야 하는데,,,, 그래야 법의 권위가 서는데,,,,

임시 조례나 그런것으로 잠정 허가가 난곳인지는 모르겠다.

(사진은 그냥 도로를 보여주기 위함이지 저 식당을 지적 하는것은 아님ㅎㅎ)

아뭏든 그런 동네가 입구이다.

사전에 예약신청을 하고 신분증 가지고 가야 입장이 된다.



솔직히 40년 묶여 있던 산길이라니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

야생화 천국은 아닌가? 길은 제대로 남아 있을까??

주민증 보여주고 예약 확인하고,,,,입구를 통과 했다.

자동차길이 계속 된다. 뭔가 이상하다.

비무장 지대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북한산 다른지역 보다는 원시적이여야 할듯 한데 전혀 아니다.

경찰기동대 본부인지 하는 학교 같은 건물을 지나고 ,,,,

거의 2차선 정도의 신작로가 계속 된다.

입구라 그렇겠지......하면서

그냥 특색없는 평범한 길을 올라간다.

고개란것이 넘어가기 가장 좋은 지점을 가로 질르게 되어 있으니

높이는 기대를 안했지만

사람이 다니지 않았던 길 치고는 너무 화려(?) 하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니 대전차 방어벽이 나타난다.

6.25 당시부터 사용되던 방어벽이라고 하는데

요즘 같은 도로환경에서 어느 바보가 여기로 탱크몰고 올라 올까? 의구심이 든다.

아직도 군시설물로 관리 되고 있을까??? 아니겠지......


방어벽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오봉이 보인다.

조금 다른각도에서 오봉을 보니 새롭다.


길은 계속 그렇게 찻길로 계속 된다.

민간인이 통제되고 군이나 경찰은 계속 사용했던 길이었던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닳고 닳은 길이다.

고갯마루 부근에 무대도 설치 되어 있다. 가곡 바위고개 배경이라고 한다.

조금 내려 가니 군 훈련장 같은 시설들이 나타나고

삼거리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석굴암이라고 하는 오래된 암자가 있다.

왕복 1.5km정도는 되는것 같다. 살살 들어 가 본다.

불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정도 들어 가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석굴에 모셔 놓은 불상을 보면서마음도 다스리고,,,,

건너편 산의 위엄과 경치도 좋고아주 정갈하게 보이는 약수도 한바가지 들이키고....



잠시 휴식을 취한후 다시 갈랫길로 돌아 온다.

돌아 오는 도중 옆에 골짜기가 시원해 보여 바위에 걸터 앉아 간단 점심...

그냥 푹 쉬고 싶다. 시원하고 좋다.

조금 나오니 군 유격장인지 군인들이 열심히 훈련중이다.

훈련받는 형태는 유격훈련 같은데 옛날처럼 살벌 하지는 않다.

올빼미(군에서 유격훈련을 받는 군인들을'올빼미' 라고 했다) 의 표정이 너무 밝다.

잠시 옛날 색각을 해 본다. 거의 40년,,,, 이길이 통제 되고 3-4년 후이다.


터덜 터덜 ~~ 길을 타고 걷는다.

거의 막장에 다 다른 느낌이다. 좀 싱겁다.

북한산을 가로 지른다는 개념이 아니고 둘레길이 맞는 길이다.

살살 도보로 넘어가기에는 좋은 길이지만

등산이라는 개념하에 들어 설 길은 분명 아니다.



반대편 송추 쪽 입구를 만나고....

부대를 지나 좀 더 나가니 버스길이 나온다.




길을 건너니 바로 704번 버스가 온다 서울역으로 나가는 버스 이다.

이렇게 우이령 고개를 넘었다.

분명 자연을 접하면서 즐길수 있는 좋은 길인데 생각과 너무 달라 허전 하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40년간 통제 되던 길이라고 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은 없다.

통제 되었던 길이라는게 전혀 느낌이 안온다.

추측해 본다.

김신조 일당이 내려오고 나서 방어체제 강화의 일환으로 막았는데

누구도 관심을 안 가지고 방치했던 길 같다.

통제 목적을 상실하고도 공식적으로 풀어 놓지 않아서 ,,,

법(?)적으로는 통제된 형태로 유지 되면서,

골짜기 식당들 처럼,,,,,다니던 사람들은 자유스럽게 그냥 다니고,

그러다가 합법적으로 풀면서 예약제로 전환~~~

오히려 해제 전보다 더 통제가 된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40년을 통제 했다면, 길들이 그렇게 세련된 상태로 남아 있지 못할것 같다.

기존에 활발한 왕래가 있었던 길 같아 솔직히 실망 스러웠다.

마치 영국에 가면 풀밭에서 보초를 서는곳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거기서 보초를 서야 하는지는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고

계속 보초를 섰다는데,,,,

나중에 이유를 알고 보니 옛날에 그자리가 화약고가 있던 자리였다나....

화약고가 페쇄되고 꽃밭이 생겼는데,보초근무는 지휘계통이 달라

계속 근무를 했다고 한다.

이곳 역시,,,,그런것 아닌가???

군부대가 하나 있긴 한데, 길을 통제 할 이유도 별로 없는 길이다.

생태계 보존은 정능골짜기나 구기동 입구처럼 길옆 펜스로 충분 했을것 같다.

어째꺼나~~~ 가벼운 도보코스로는 아주 좋은 코스이다.

한번쯤 다녀 오는것도 좋을것 같다.